계명산 주인님~~

삶 속으로의 여행.

안글애 2023. 1. 27. 10:41

아르바이트 체험기.

알바도전기 (594개월)

 

오늘 202212(글 쓰는 날) 생년월일 : 19638, 성별:

 

사과포장 여자 알바 모집 (원협 APC)

사과포장, 선별, 박스접기, 적재

0. 근무시간 : 08:50~18:00

0. 급여 : 남자 : 105,000110,000

0. 급여 : 여자 : 74,00080,000 잔업 14,000/ 1시간, 심야 5,000/ 1시간 휴일 여자 115,000원 남자 120,000

0. 식사 제공, 통근버스 운행

0. 근무지 : 목행 (공군부대 옆 위치)

0. 잔업 탄력적으로 근무

0. , 단기 아르바이트

0. 스케줄 조절 가능

 

아르바이트 1일 차

희명은 보육 교사로 재직하다 정년퇴직을 일 년 앞두고 퇴직하였다. 그동안의 근무 기간을 인정받아 270일 동안 실업급여를 탔다.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 쉬면서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해 보기로 했으나 마땅히 할 것을 정하지 못하였다. 전에 하던 것을 하자니 요즘은 어떤 추세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새로운 것을 배우자니 코로나로 인해 배울 기회가 많이 없어졌다. 그러다 보니 실업급여 수급 기간이 끝나버렸다.

하루의 시간은 지루하게 흘러 몸이 배배 꼬이고 활력을 잃는 거 같았다. 게다가 아직은 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노동력을 낭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낭비한다는 것은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당근마켓에 나온 구인 광고(위의 내용)를 보고 연락을 해 놨더니 바로 출근 여부를 묻는 문자가 왔다.

버스 타는 곳과 시간이 적절하여 출근하기로 하였다. 평소보다 이른 기상 시간에 신경이 쓰였나 보다. 자다 깨기를 반복하다 예정보다 30여 분 먼저 일어났다. 남편보다 먼저 집을 나서서 버스 타는 곳에 왔다. 서너 명의 사람이 있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출근부에 이름을 적었다. 다음날 출근 여부를 묻는 곳에는 표기를 안했다. (첫 출근이니 일의 강도가 어떤지, 해낼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어서다) 대기실에 사물함이 있었으나 인원이 많아 빈 곳이 없다. 바닥에 두었다. 바닥에 많은 가방과 옷이 있는 거 보니 많은 사람이 사물함이 없는 거 같았다.

작업장에 사람들이 모였다. 여러 개의 줄이 있었다. 처음 온 사람은 오른쪽 끝줄에 서라고 해서 섰다. 처음 출근했다니 보조를 하란다.

 

보조 일은 빈사과 상자를 3개씩 겹쳐서 지게차가 싣고 갈 수 있게 쌓는 게 첫째 임무다. 두꺼운 플라스틱 상자인데, 무게가 있어 운동량이 많겠다. - 운동하던 게 몸에 배어 있었는지 나도 모르게 으쌰~으쌰~ 운동 모습 자세를 잡기도 했다.

 

두 번째 일은 접힌 프라스틱 상자를 사과 포장하는 사람들에게 나눠 주는 일이다. 컨테이너 벨트 위에 올려놓으면 필요한 사람들이 알아서 가져간다. 너무 많이 쌓아 놓으면 일에 방해가 되므로 상황을 지켜보며 올려놓아야 한다.

개떡 같은 건 사람마다 적정량이 달라서 달라, 말라 한다는 거다.

 

세 번째 일은 사과 담는 비닐봉지가 떨어지지 않게 주는 것이다. 사과 포장을 하는 사람들은 자리에서 이탈할 수 없기에 가져다준다. 황당한 건 다른 사람이 원했는데도 중간에서 나 줘, 나 줘~ 하고 가로채기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누가 누군지 모르고 어리바리해서 가까운 사람부터 줬다. 그러다 보니 아까 얘기했는데 왜 안 줘한다.

 

그밖에도 할 일은 많다. 컨테이너 벨트가 멈춰 서면 상자를 밀어 가게 하고 상자 받침대를 놓고 옮기고, 상자에 깔 비닐을 주고, 쓰레기도 줍고.....

관리자는 추우니까 난로 앞에서 쉬다가 부르는 사람 있으면 가라는데 그게 잘 안된다. 할 일 없이 손 놓고 서 있는 것도 멋쩍고, 멀뚱히 남 일하는 것을 보고 있기도 그렇다. 책이라도 볼 수 있으면 나으려나? 작업장 안에서는 휴대전화도 금지이니 눈길을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내 성격이 한몫하는 것일게다.

이상 한파라 추워서 다들 두꺼운 옷을 입고 있는데, 희명은 땀이 난다. 작업 시작에 앞서 왜 옷을 얇게 입고 왔냐고 지청구를 들었던 터다. 신선도가 중요한 이곳 작업장은 여름에도 선선해서 점퍼를 입어야 하는 곳이란다. 귀동냥을 들었던 터라 나름 신경 써서 내복에 패딩 조끼까지 갖춰 입고 있었다. 신발도 두툼한 등산화에 보온 잘 되는 버선을 신었다. 그러니 추위는 견딜만한데 한 시간쯤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입에서 단내가 난다.

10분간의 짧은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화장실 다녀오고 물 마시니 금방 끝났다. 우리 조의 휴식시간이 끝나는 시간에 맞물려 바로 옆 조의 휴식시간이다. 그 다음에 다음 조가 쉬고......그러니 작업장은 쉬지 않고 위이잉~ 컨테이너 벨트 도는 소리가 난다. 중간중간 로봇이 작동되는데 사과 상자를 착착 옮겨서 쌓는다. 그때는 경보음이 크게 울리고 그 구역에 접근하지 못하게 되어있다. 그렇게 쌓은 사과를 지게차들이 쉼 없이 나른다. 작업장은 수시로 지게차가 다니니 늘 안전에 유의하여야 한다.

 

나처럼 처음 나온 젊은 외국인이 옆 조에서 나와 같은 일을 하는데, 나가지 않고 작업장 안에서 쉬고 있다. 앉아서 휴대폰을 하는데 작업장에서는 휴대폰금지라고 알려줄까 말까 하다가 말았다. 내가 아니어도 얘기해 줄 사람이 많을 거로 생각해서다.

 

점심시간도 교대로 하고 있었다. 그러니 작업장은 쉬지 않고 계속 돌아갔다. 아르바이트는 시간당 임금을 받기 때문에 잠시도 쉴 시간이 없이 진행된다.

퇴근할 때가 되어 퇴근 준비를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 묵묵히 자기 일만 하는 모습이 생경하였다. ~ 오후 6시간 되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갔다. 하던 일을 마무리하지 못했는데, 그대로 두고 가란다. 통근 버스에 탔다. 버스에 앉자마자 온몸이 축 늘어졌다.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들 후줄근한 차림으로 얼굴이 피곤한 기색이 완연하였다.

통근 버스에서 내려 집에 오는 동안 너무 힘들어서 다리를 질질 끌다시피 왔다.

용역센터를 통해 일을 간다니 남편이 노가다를 가는 것이라고 했던 터라 각오는 했었지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첫 근무 날 무리를 했나 보다. 집에 오자마자 거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한참 숨 고르기를 한 후 배낭을 벗고 작업복을 벗었다. 퇴근 준비도 없이 작업장에서 나와 가방만 든 채 바로 통근 버스에 탔던 터라 작업복 차림이었다.

남편이 먼저 퇴근하여 희명의 퇴근 시간에 맞춰 저녁 준비를 하였다. 떡라면이었다. 몸은 천근만근 힘든데도 남편이 해 주는 저녁을 먹으니 슬며시 웃음이 났다. 전에도 몇 가지 음식은 남편이 해 주기도 했는데, 이번처럼 고맙게 느낀 적이 없었다. 대충 씻은 후 침대에 기절하듯 쓰러져 잤다. 다음날이 돼도 몸은 풀리지 않았다. 안마의자에서 풀고, 뜨거운 물에 들어가 몸을 풀었다. 왼쪽 발 엄지발톱이 아파서 보니 푸르뎅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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