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아직도 적응 중....장미산과 성불산

안글애 2018. 3. 10. 22:22

붉은귀 청거북.

또북이

20여년 전에 이사를 갔더니 전 주인이 키우던 거북이 두 마리를 플라스틱 물통에 놓고 갔다.

 아무렇게나 자른 하얀색 플라스틱 물통에 들어 있었다.

업둥이라 생각하고 기르게 됐다. 넓은 대야에 옮겨 거실에 들여 놨는데, 어느 날 큰 놈이 사라졌다.

 온 집안을 다 뒤져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남아 있던 한 마리가 먹이를 먹지 않았다.

서로 다퉈 먹었었는데.....ㅠ.ㅠ

그렇게 꼼짝않고 있더니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작고 작은 주검을 묻어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발가락 사이 사이에 먼지를 끼운 북이가 나타났다.

그렇게 우리 식구가 된 또북이.

성질이 포악해서 밖에 내놓기가 쉽지 않았다.

나도 물렸고, 조카도 물렸고, 강쥐들도 물렸다.

그래도 아무거나 잘 먹고 인기척이 나면 어항속 돌을 파 헤치며 제 존재를 알리던 북이를 지난 겨울에 보냈다.

이제 봄기운이 돋으니까 지난 겨울이다.

너무 갇혀 기르는 거 같아 냇물에라도 놓아 주고 싶었지만.....

생태계를 파괴한다니 놓아 줄 수가 없었다.

어디 기증할데라도 있을까 싶어 알아 봤지만 가는 날이 곧 죽는 날이라는 걸 알기만 했다.

'너희들이 오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닐 텐데...그냥 자연의 순리대로 살게 방생 해 버릴까?'

가아끔씩 이런 고민을 하게 만든 우리 또북이

오늘 성불산에 갔다가 작은 호수를 보니 괜히 울컥~

'또북아, 아는 게 없어서 너를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한 거 같아, 부디 네가 네 명을 다 살았기를....내세가 있다면 다북이를 만나기를....'

이런 이별이 싫어서 생명 있는 것을 키우기가 겁나는데,

 생명의 변화 과정을 보는 것이 무엇보다도 보람되고 기쁘기에 자꾸만 기르게 된다.

이것이 인생사라지만 난 아직도 이별이 서툴고 서툴다.

누가 생명이 없는 것에 관심을 더 가지라는데...에휴~~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나더라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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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장미산이 주덕에 있는 줄 알았다.

아주 예전에 주덕산악회에서 장미산으로 시산제를 하러 간다고 했었기에....

그런데 지난 주말에 그곳에 다녀왔다.

가금을 지나서 조정지댐을 지나서....


갑자기 결정 된 장미산 산행.

등산화도 못 신었기에 차를 타고 절까지 갔다.

그러니 산행이라기보다 산책이라고 해야 될 거 같다.

'우와  고사리다.'

나물을 많이 모르니 고사리 흔적만 보인다. ㅎㅎ

장미산성

이곳에서 보면 서울쪽에서 오는 적을 다 볼 수 있단다.

봄이 오시네...^^

저 너른 벌판으로 적 오는 게 보이겠지.

내편이가 목계 나루

보련산이 보인다고 한다.

보수된 성벽

적이 여기까지 왔다 해도 성벽 오르다가 돌 맞겠다.

공군 비행장이 보이고 멀리 월악 영봉이 보인다.

조망 짱~ 이라 했더니 해맞이 명소라네. ^^

근데 비행장이 보이는 건 안되는 거 아닌감?

조망이 좋긴 좋았다.

비봉산처럼 한 곳에서 360도를 볼 순 없지만 조금만 걸으면 가능하다.

아무도 없어서 느긋하게 잔디밭을 거닐 수 있었다.

다음엔 차라도 한자안~!~~^^

오늘의 길잡이.

어떻게 여길 알았냐니까...

나랑 같이 안 왔었기에.....

옛날 그니까 내가 산을 안 좋아 했을 적에 주말마다 산에 가자기에 싸웠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혼자 왔단다.

뭐 거의 이십년 전이네...ㅎㅎㅎ



목요일이던가

눈이 펑펑 내리던 날.

출근 시간에 쫓기며 산수유 사진을 찍었다.

이번 겨울의 마지막 눈꽃 풍경

무릎이 많이 나은 내편이 시범 산행.

성불산

어? 근데 불이 났었나보다. ㅠ.ㅠ

1봉까지 오는 길은 괜찮았는데 1봉에서 2봉으로 가는 길은 검게 탄 나무들이 많았다.

벌목을 해서 민둥산이 되었다.

조망이 좋은 산.

니런 자잘한 바위들도 확대해서 보면 금강산 같지 않은가?

후곡산에 이런 바위를 뭉그러트려서 평평하게 했더라.

그래선지 볼 때마다 마음이 안 좋았다.

이제부터는 목탄으로 그린 풍경화 감상.


봄에도 싹 틔울 수 없다니 슬프다!

비봉을 코 앞에 두고 내편이 종아리에 탈이 나서 멈췄다.

거기만 오르면 1봉인데...

바위 색이 이뻐서....

ㅇ불 나기 전까지는 같이 자라던 나무가 생사가 갈렸구나.

벌목당한 나무.

버섯이 피는 건 생명을 다 했다는 뜻.

소생 가능한 나문가 긁어 본 흔적이....


소나무가 볼만했던 곳이라는데...

다리 때문에 밟지 못한 2봉을 돌아보며 단거리 코스로 하산.

불에 그을렸어도 버섯이 자라네.,...대견해

불길이 뻗치지 못한 곳의 싱싱한 소나무

초록이 좋아!

"머지않아 노란 꽃을 피우겠지. 애기똥풀꽃아~~~"

"도롱뇽알아~ 반가워!"

여긴 일급수네.

"개구리 알도 반가워~ 엄만 어디 가셨니? ㅎㅎ"

미선나무...왕의 부채

벼락 맞은 나무니까....역경을 이겨낸 나무.


2시간의 짧은 산행 소풍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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