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투병을 하던 고모가 세상을 떠나고 우린 이사를 하였다.
고모를 보내면서 다시 한 번 생을 되돌아 보며 정리를 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갈 것인가?
아직도 멀었지만 근래에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이사를 하면서 많은 것을 정리하고 잊었던 것을 찾았다.
이사는 물리적인 정리겠다.
이삿짐 중에 유독 책이 많았다고.....글을 쓰지 않고 있으니 글쓰는 사람이라고 말 할 수 없었다.
그러니 그 분들은 여기 저기 출판사에서 보내 온 책과 글벗들이 보내 온 그것도 새 동화책에 고개를 갸웃 거렸겠다.
기증을 하고도 또 쌓인 게 많았나보다.
안 읽어서 정리를 못한 책이 많으니 얼른 읽어 보고 정리해야겠다.
[눈썹]
글벗이 책을 냈다며 보내 온 책이다.
그 글을 합평할 때 실랄하게 비평을 했었는데....ㅋㅋ
그 칼날 같이 가슴을 여미는 평을 듣고도 꺾이지 않고 책을 낸 글벗에서 박수를 쳐 주었었다.
그런데 동화를 쓴 건데 청소년 소설로 출간을 하였네.
그러니 동화 쓰는 입장에선 실랄 할 수 밖에.....ㅎㅎㅎ
요즘 [눈썹]을 읽고 있다.
얇은 책이라 하루면 읽어 낼 수 있는데....
난 맛난 과자를 아껴 먹듯 조금씩 읽는다.
이 책을 다 보면 글에서 더 멀어질 거 같아서일까?
오늘은 글벗에게 연락을 해 보아야겠다.
아직 그 바닥에 있으니 존경스럽다고...^^;
이사를 해서 좋은 건 길 찾기이다.
직장까지의 최단거리의 길찾기.
시간이 단축 되었는데도 늘 쫓기듯이 출근한다.
골목에 접어 들면 막다른 골목이면 어쩌지? 하면서도 호기심에 가슴이 콩닥거린다.
그러다 아주 낡고 오래 된 허물어질 것 같은 집을 발견했다.
어릴 적 내가 살던 집 보다 더 낡고 낡은....
그러니까 아마도 우리 부모님이 사셨을 것 같은 집이다.
당분간 이 길을 걸으며 추억을 떠올리겠다.
어울리지도 않는 교회탑이 있어서 웃었는데,
다음 날은 중세의 유럽 여자같은 복장에 곱슬머리를 풀어 헤치고 텃밭을 어정거리는 여자를 보았다. ㅎㅎ
그리고 오늘....
뒤숭숭한 맘을 달래기 위해? 아님 빨래하려다 흐려서 못한 남은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꼭 가 봐야 될 거 같은 후곡산을 거쳐서 출근을 했다.
꽃 찍다 늦어서 후다다닥~
그리고도 미련이 남아 산책을 했다.
아가들을 데리고 다시 산밑까지 갔다.
비가 그친 후라 하늘은 투명하고 공기도 맑다.
등산로 입구에서 벌레 기피제를 뿌린 후 오른다.
개암나무 열매.
다음에 오면 깨물고 다닐 듯....
자주 못 오니 올 때마다 다른 열매를 본다. ㅠ.ㅠ
닭의 장풀의 미소를 보려 했건만 손님이 있었네...ㅎㅎ
벌써 낙엽?
아카시아 잎이 지고 있다.
봄엔 하얀 꽃으로 길을 덮더니만....
아카시아는 일제강점기 때 들여 온 나무라는데,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나무를 베어 가고 심은 나무란다.
광릉수목원에서 그 시절 심은 나무가 발견 되었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있다.
그런데 아카시아가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하는 나무란다. ㅎㅎ
일본 사람들이 그런 걸 알고 심었을리는 없지만 우리에게 유익한 나무라니 다행이다.
가을 같지 않은가???
원추리
무덤에 핀 원추리.
예전엔 무덤을 기피했었는데 이젠 무덤덤~~
'나 철 들은 건가? 무뎌진 건가?'
??
제법 헉헉대는 오름길
상수리나무 숲
참나무 숲
이 길을 걸으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화가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시커먼 먹물을 듬뿍 찍은 붓으로 줄기를 그리고...
점묘화의 점 찍듯 초록의 잎을 찍으면....
진짜 그림 그리는 사람인 줄 알것따아~~~ㅎㅎ
늦게 나온 싹
너에게서 봄을 본다.
내 유년의 기억을 더듬듯이....
황토랑 나무가 잘 어울리는 길
오늘은 보기만 하는 길.
이끼가 멋져서...
여기가 오늘의 종점이다.
애걔걔~
다이어트 하려 했다면 많은 실망을 안겼을 칼로리 계산표.
카메라 노출을 높이고 찍으니 대낮 같네...ㅎㅎ
보기만 해도 좋은 길.
걸으면 더 좋은 길.
산딸기는 끝물.
이제 내년에나 볼 수 있겠지.
칡꽃.
키 큰 사람 있었으면 더 잘 찍었을텐데...
베롱나무
능소화
분위기 좋은 절
비 그친 뒤 하늘 보는 재미도 쏠쏠해
접시꽃과 참새집 굴뚝
노란 장미
여기서부터는 아가들 데리고 산책 나와서 찍은 사진이다.
박주가리꽃
보기엔 조화 같지만 향기가 좋다.
모름
흰독말꽃.
요즘 유행하는 엔젤트럼펫이라는 꽃을 닮았는데 다른 점은 엔젤트렘펫은 낮에 피고, 아래를 향해 피는데 이 꽃은 밤에 피고 하늘을 향해 핀다.
진짜 독이 있는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