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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만나러 금봉산

안글애 2014. 11. 29. 20:16

우리 엄마 무덤가에 기어기어 와서 보니

빛깔 좋고 탐스러운 개똥참외 열렸기에

두 손으로 따서 들고 정신없이 먹어 보니

우리 엄마 살아 생전 내게 주던 젖 맛일세

명태 줄라 명태 싫다.

가지 줄라 가지 싫다.

우리 엄마  젖을 다오

우리 엄마 젖을 다오

 

아무말없이 집을 나서다.

시내버스를 타고 금봉산으로 가자

차비는 1,300원?

세상에

너무 모르고 살고 있구나..

오늘은 샘골약수터로 오르자.

엄마랑 농사짓던 밭도 볼 겸...

 

농사 지을 때 참 많은 걸 배우고 깨달았다.

 자연의 이치를 알고 농사짓는 농부님이야 말로 지식인이요, 현자라고...

들판은 가을에서 겨울로.

철 모르는 개나리

봄이였으면 좋겠다

꽃 폈다고 봄은 아니지...ㅠ.ㅠ

내 안의 그리움은 대나무처럼 늘푸르리라~

낙엽송이 진 계곡

폭신폭신한 길을 따라 샘골약수터에...

 

하늘은 서럽게 파랗다!

 

울 엄마가...

갈잎소리 들으며 산을 오른다.

 

계절이 바뀌는 게 싫다.

아파도 그리운 게 좋다.

곳곳에 엄마의 숨결이 엄마와의 추억이 남아 있다.

 

타박네가 되어 이 길을 걷다.

 

코 끝을 시리게 하는 월악 영봉

이 길을 걸어 엄마한테 간다.

임도를 걸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아직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4시간에 걸친 산행을 끝나고 하늘나라 가는 길에 동생을 만났다.

벌개진 눈

안 물어봐도 그 맘 다 안다.

 

나를 위해 다시 하늘 나라로...

 

요즘

우리 오형제는 따로 또 같이 엄마를 그리워하면 현실을 받아들이려고 고군분투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