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내 생애 가장 큰 일이 일어났다. 2014년 7월16일
엄마는 혈액암이 의심 되어 내일 원주 기독교 병원에 가신다고 했다.
'가 볼까?' 하다가 내편이와 아들과 영화를 보러 갔다.
내내 마음이 쓰였는데 끝까지 다 보고 나왔다.
그 시간에 엄마는 남동생 가족을 만나고 계셨단다.
토하고 못 드시니 기운이 없어 병원에 가서 수액 주사라도 맞자며 내일 갈 원주기독교 병원으로 모셨단다.
여동생과 큰 오빠네 가족이 따라 나서고 아버지는 입원하시면 간호 하러 가시려고 가방을 챙기셨단다.
원주로 가신다는 말을 듣고 나 역시 주말과 일요일에 병간호를 하려고 마음 먹고 있었다.
위 세척을 하시고 동생 보고 얼른 가라고 재촉을 하셨단다.
큰 올케가 직장 쉬는 날이라 병상을 지키기로 하고 여동생은 집으로 내려 오려고 했단다.
새벽에 갑자기 혼수상태가 되어 형제들이 다 모였다.
엄마는 병실도 없어 복도에 커튼을 친 곳에 있는 이동식 병실 침대에 누워 계셨다.
얼굴이 좀 부은 듯 했고 혀를 빼물고 계셨다.
몸은 차갑지 안았으나 평소에 따뜻하던 손은 아니었다.
오 형제가 다 모였으나 엄마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혈액암 담당 의사가 없어 당직 의사가 진료를 보고 있었다.
당직 의사는 금방 나빠질 거 같지도 않고 차도가 있을 거 같지도 않으니 보호자 한 명만 남고 다들 가서 일을 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작은 오빠와 남동생이 집으로 갔다.
작은 오빠가 커피를 사 왔는데 아무도 마실 생각이 없나 보다.
그때 문득 엄마 입에 한방울 떨구어 드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평소에도 커피는 잘 안 드시는데 뭐' 하고 말았다.
결국 커피는 당직을 서고 있던 간호사들한테로 갔다.